12월25일 용띠해, 여성들의 사치와 방종이 극에 달한다? [오래 전 ‘이날’]

페이지 정보

작성자 강상재 댓글 0건 조회 10회 작성일 19-12-25 09:16

본문

>

1959년부터 2009년까지 10년마다 경향신문의 같은 날 보도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매일 업데이트합니다.

■ 1999년 12월25일 용띠해의 국운 ‘풍운 속 작은 발전’


20년 전 성탄절, 경향신문 6면에는 ‘2000년 나라 운세는’이라는 재밌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당시 나라 전반에 걸친 국운을 짚어내 화제가 됐다는 2명이 주역점으로 예측해 본 국운이라는데요, 그때를 돌아보면서 같이 한번 보시죠.

-국운 : 총선 등을 의식해 정부의 정책이 시행착오와 변화를 되풀이하는 등 일관성이 결여돼 미국을 비롯한 강대국의 압력을 국가 정책에 반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사회적으로 걷잡을 수 없을 만큼 풍기가 문란해져 여성들의 사치와 방종이 극에 달할 전망이다. 이와 같은 국가의 운명은 주역점에 있어 나타난 점괘의 모양이 여성의 신체구조와 같은 것이 겹쳐 있고 바람을 뜻하는 풍괘도 같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여성의 사치와 방종이 극에 달한다니요. 지금 같으면 절대 신문에 실리기 힘든 내용입니다. ‘사치는 여성이 한다’는 전제가 깔린 편견인 데다 방종은 남녀 모두 바람직하지 않지요. 경제위기 극복과 경제회복을 위한 국가적 노력의 피로감이 나타난다고도 예측했는데 실제 우리나라는 2001년에 IMF 졸업을 하게 됩니다.

1차 남북정상회담. 2000년 6월 13일 평양순안공항에 도착한 김대중대통령과 직접 영접나온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북관계 : 하늘에 구름이 모이지만 크게 모이지 않으므로 비는 내리지 않는다. 이로 보아 남북관계는 여전히 긴장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서로 간의 필요에 의해 관계는 더욱 발전할 것이다.

뻔한 예측이긴 했지만 ‘관계 발전’은 제대로 들어맞았습니다. 2000년 6월 13일,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 위원장이 역사적인 만남을 갖게 됐지요. 북한 김정일 위원장의 초청으로 2박3일간 이뤄졌는데요, 두 남북 정상이 만난 건 분단 이후 반세기 만이었습니다. 이렇게 큰일이 벌어질 거라는 건 상상도 못했지 싶습니다.

-대통령 : 효사에 ‘딴 고을을 치면 위태롭지만 길하다’ 한 것으로 보아 김대중 대통령의 임기 중 가장 크게 경륜을 펴는 해가 되고, 다른 정치 세력을 흡수하거나 일반적인 예상을 뒤엎는 뜻밖의 일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다소의 비난을 받게 되지만 길하게 될 것이다.

이 역시 남북정상회담에 끼워 맞춰보면 잘 예측한 듯 합니다. 이보다 더 큰 업적이 어딨겠습니까. 그럼 다소의 비난은 뭐가 있었을까요. 찾아보니 2000년 5월에 박태준 국무총리가 부동산 문제로 사퇴했고, 8월에 비리 의혹으로 송자 교육부 장관 경질, 9월에 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이 특혜대출 의혹으로 경질됐네요.

다가오는 2020년은 ‘경자년’ 쥐의 해라고 합니다. 국운에 좋은 것들만 깃들어서 즐겁고 희망찬 뉴스들이 많이 나오기를 바라봅니다.

임지영 기자 iimii@kyunghyang.com


▶ 장도리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